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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호 목사

AND :예수 성경 OR :모세||요한 포함 :"나의 왕"

어떤분의 일기자유게시판-

어떤분의 일기

이름 : 송재원(IP:124.49.129.9)

그래, 난 "비상급수"를 마신다.

수원시 팔달구 우만1동, 월드컵경기장 건너편 주택가로 들어오면
작은 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아름드리 나무는 아니더라도 몇그루의 나무가 공원을
둘러치고 있다.
여름에는 더위를 살짝 피하기엔 좋다.
주위엔 산도 없고 들어선 아파트와 주택들이 우만동이란
이름처럼 빼곡하다. 산이라면 1km는 떨어져 있는
월드컵경기장 뒷편 야트막한 산이 전부일게다.
그런데, 그 공원 한쪽 귀퉁이에는 서너개의 수도 꼭지가
붙어 있는 비상 급수대가 있다.
필자는 오늘도 집으로 들어가는 길에 그 곳엘 들러 빈병에
물을 담는다. 삼·사일은 집안 식구가 먹을 물이다.
이곳에서 물을 받아서 식수로 사용한 지는 오래다.
슈퍼에서 생수를 사느니 돈도 아낄겸
먹을 물이 떨어질 때면 빈물병을 주워담아 물떠올
채비를 하곤 한다.
이곳에서 식수를 떠가게 된 것은 잠시 공원에 아이들과 놀러
간 틈에 한 할머니께서 그 물을 떠가는 것을 보고
먹어도 되는 물이라는 말을 들으면서부터다.
그 후로 할머니 말씀에 의지해서 몇번을 떠다가 식수로 쓰게됐다.
하지만 왠지 꺼림칙함을 배제할 수 없었던 것이
이런 주택가에 있는 물을 먹어도 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었다.
산이 있는 것도 아니고, 동네에서 떨어져 있는 것도 아니고
도심 주택가 한복판에 있는 물을 먹어도 되는 건가 싶은게
물을 떠가면서도 영 개운치가 않다.
혹시 생활하수 떠다 먹는 거 아냐?
"뭐, 죽기야 하겠어?" 이 말이 솔직한 심정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며칠만에 찾은 그곳에 구청에서 나와 붙여 놨는지
수돗가 정면에는 그런 모든 의혹을 불식시킬 푯말이 하나 붙어
있는 것을 보게됐다.
"이 수돗물은 비상급수로써 먹는 물입니다."
그 푯말 하나가 그동안의 물긷던 수고와 떠가면서도
찝찝한 마음을 사라지게 한거다.

주택가 지하에서 퍼올린 물은 아닐테고 아마도
저쪽 어디 산쪽에서 내려오는 물을 지하물탱크에다
저장해서 비상식수로 사용하나보다.
유명배우를 광고모델로 하는 모정수기 Cf장면이 떠오른다.
아침운동겸 약수터에서 물을 길어 가는 남성에게 모델이
등장해서 물통을 들어주며 아직 모르냐고 이제 어렵게 물길러
다니지 말라는 장면이다.
정수기값이 만만치않은 줄 알기에 그럴만한 능력이 없는 필자로서는
수도물을 끓여 먹든지 가까운 곳의 식수를 직접 떠다먹는다.
물값이 기름값보다 비싸고, 물도 사먹는 시대가 올거라고 예견했던
일은 이제는 전설이 되버렸다.
물을 아끼고 깨끗이 하자는 말은 모두가 아는 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수원을 오염시키는 파렴치범들이 한해에도
수십번은 매스컴을 오르내린다.
물이 없는 세상은 상상할 수조차 없다. 환경운동하자는 얘기가 아니다.
그 전에 물이 없이는 존재할 수 없는 것에 늘 마침표를 찍자.
물의 소유를 놓고 싸우는 우리의 몰골을 되돌아보자.
진짜 물의 주인이 누구인가?
물은 물이상이다. 그것은 경이로운 축복이다.
물보다 더 좋은 세제는 없다.사람들이 만들어낸 세제는
옷을 깨끗케하지만 물을 더럽힌다.
물보다 더좋은 갈증해소 음료는 없다.
땀흘린 후 목말라 마시는 물은 그 어떤 청량음료와 비교할 수없다.
갈증해소 음료라는 것도 물이 없이는 만들 수 없고
다만 물을 보조할 뿐이다.
사람의 힘으로는 땅에서 솟는 꿈틀거리는 물을 한방울도 만들지 못한다.
그것은 또하나의 생명의 비밀이기 때문일 거다.
머릿카락하나도 자라게 할 수 없는 것이 달을 갔다온 사람들의 능력이다.
사람의 무한한 능력과 욕구를 뽐내기전에 한방울의 물앞에서
지극한 겸손을 배워야겠다.
그것은 어떤 환경운동도 뛰어넘는 경외심이다.
나는 오늘도 비상급수를 마신다.
아니 수돗물이든 강물이든 지하수든 물을 마신다.
땅에서 펑펑 솟아오르는 선물을 눈물흘리며 마신다.
좋던 것을 나쁘게 해놓고 더좋은 게있다고 소리치는 사깃꾼들과
애초에 가장 좋은 것을 내놓은 분의 차이는 크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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