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라는 이름의 교양 학원
교회라는 이름의 교양 학원
인간 자기가 만든 게임에 몰두하는 흥미를 가지고 살아가는 자들이다. 회사도 일종의 게임이다. 승부를 걸어서 승자와 패자를 생기게 만드는 게임체이다. 회사에 다니는 것은 게임 하려 다닌다. 목표점이 숫자로 표시되어 있고 사람들은 맹목적으로 그 숫자로 포로 잡혀 산다. 그런데 이와 같은 게임을 즐기는 라이벌 회사가 하나 둘 씩 등장하기 마련이다. 큰 게임 같으면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 개의 회사들이 참여할 것이고 신종 게임 같으면 불과 수십 개에 불과한 회사들이 그런 게임에 뛰어들 것이다. 어쨌던 이 회사들 사이에는 일정한 게임 율이 있다. 선박 회사 같으면 누가 더 많은 운송 사업에 따내어 이윤을 많이 남기느냐가 게임의 목표가 될 것이다. 회사 안에서는, 인간은 왜 존재하며 무엇 때문에 사느냐를 묻는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그런 질문은 게임의 법칙에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왕 눈앞에 펼쳐진 게임 안으로 들어왔으면 오직 승자가 되는 길만 남아 있다. 심지어 학교 교육도 마찬가지이다. 학교가 일종의 회사가 되고 말았다. 진리를 가르치는 곳이 아니라 오히려 세상은 진리하고 상관없이 인간들이 즐겨 붙여 놓은 게임에 의해서 지배받는다는 사실을 체험시키는 곳이 되었다. 일류 학교에 보다 많이 진학시키는 게임이 학교들마다 벌어졌다. 인간은 왜 사느냐 하는 문제는 이 게임의 법칙과 상관없는 물음이다. 보다 많은 졸업생을 대 기업에 취업시키는 대학이 일류 대학으로, 즉 승자로 간주하는 냉혹한 게임의 율만 존재할 뿐이다. 이처럼 온 세상이 숱한 게임의 판들로 짜여져 있다. 게임이 참여하지 않는 자에게는 생존에 필요한 돈이 굴러 들어오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는 회사들끼리 붙고, 학교들끼리, 대학들끼리 붙은 노름판에 판돈을 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돈을 다소라도 만지려면 어떤 게임 판이라도 끼여들어야 한다. 판돈 걸고 끼여들어야 한다. 승자 아니면 패자로 규정짓게 되는 그 평가대 앞에 머리를 들이대어야만 한다. 그런데 이러한 게임 판에 교회도 합세했다. 왜냐하면 교회가 돈맛을 알았기 때문이다. 교회라는 것도 돈이 쌓여 모일 수 있는 곳임을 새삼 발견했기 때문이다. 이제 교회 안에서는, 사람은 왜 사느냐,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 질문은 하지 말아야 한다. 게임의 법칙과 상관없는 질문이기 때문이다. 단지 중요한 것은 어떤 목사가 들어와야 사람도 들끓고 돈도 모이느냐가 중요하다. 큰 교회 되는 것만이 게임에서 승자로 인정받는 세계에서 승리하자면 많은 판돈이 요구된다. 쾌적하고 깔끔한 실내장식을 갖추고 분위기 있는 예배를 위해 교인들이 헌신적인 봉사를 하지 아니하면 교회 게임에서 승자가 될 수 없다. 목사들이 이 교회 게임에 인생을 건다. 어차피 모든 돈은 거기서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큰 교회가 하나님 앞에 큰 일하는 큰 일꾼이라는 공식이 게임의 율로 정해져 있는 이상 패자가 되기 싫으면 거기에다 일생을 바쳐야 하는 것이다.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판돈으로 하여 교회끼리 붙은 노름판에 끼여들게 된다. 교인들은 교회들이 벌리는 이 게임을 편한 마음으로 참관한다. 누가 더 자신들을 모셔 가기에 더 열성적이고 열광적이냐 혹은 어느 교회가 승자가 되며 패자로 판가름되느냐에 흥미를 느낀다. 인간들이 게임 이외에 달리 생각해 내는 것이 없다는 말은 그만큼 인생에 있어 맹목적이라는 뜻이다. 애초부터 정답도 없고 진리와 무관한 인생이기에 그저 무료하고 권태로움을 벗는 차원에서 게임 하는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다. 게임이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럿이 의기투합이 되어야 한다. 즉 한 통속으로 한 덩어리가 된 상태에서 비로소 게임은 성사된다. 따라서 각종 게임판을 고발하고 비판하고 부정하고서는 이 세상 어디에 가서도 버텨 내기 힘든 시대가 되고 말았다. 좋든 싫든 그 게임을 존중하고 호응하면서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강요받는다. 결국 게임이 진리가 되었다. 시집가면 시갓집이 진리가 되고, 징집되면 군대의 규율이 진리로 간주되듯이 진리로서 교회를 비판하게 되면 교회가 회개하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그 사람을 추방시켜 버리는 것은 오늘날에 있어 오직 게임 틀 그 자체가 진리로 간주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