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신전 건립에 치중하는 인간성
2. 신전 건립에 치중하는 인간성
사람들은 건물을 짓는다. 건물이란, 자연물에서 채취된 자재를 특정 토지 위에다 이동해서 구축해 놓은 부동산에 불과하다. 비 바람을 막아주고 새벽 이슬에 젖지 않기 위한 순전히 인간 편리 중심의 산물이 건축물이다. 그러나 이러한 건물 만들기에도 다른 문화와 같이 사람의 뜻이 들어가 있고 사람들의 심성과 의지가 들어가 있다. 인간들의 시각적 표현은, 외부에 또 하나의 자아를 등장시키는 행위이며 그 결집체이다. 사람들은 자기 속에서 그리워하고 있는 것을 밖으로 꺼집어 실체화시키는 쪽으로 행동을 하게 된다. 예술이든, 과학이든, 그리고 도덕과 종교이든 모두 이런 범주에 속한다.
그리고 이러한 결실에 대한 집요한 애착심을 보인다. 그것은 자기 영광과 자기 생각을 바깥에서 영구히 고정되기에 또 하나가 자아가 실제로 창조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시도에 대한 의지가 강렬하다. 자기를 확장해 나가고 이 우주 속에서 자기를 키워 나가는 욕구는 죽음이 자기를 덮쳐 올 때까지, 숨이 멈출 때까지 멈춰지지 아니한다. 인간 내부에는 끊임없이 정복욕이 불타고 있다. 마치 지옥의 유황처럼 부글거린다. 그 누구도 자신들의 이러한 욕망을 잠재울 수 없다. 그런데 이러한 욕구는 항상 신을 겨냥해서 뿜어지고 있다는데서 여호와와 원수지간이 아니될 수 없다. 신전 건립은 바로 사람들이 신을 자기 라이벌로 여겨서 신과 같이 되려는 욕구를 드러낸 증거물이다. 신을 의인화하고 자기를 신성시하고 이 둘의 만남을 종교 문화를 통해 구현하려는 것이다. 신전을 만들므로서 하늘과 땅은 그 안에서 만난다는 것이다. 인간들이 눈으로 보고 만질 수 있고 신과 대화할 수 있고 교제를 나눌 수 있는 장치를 인간들의 손 작업으로 가능하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아이디어는 순전히 인간 쪽에서 나왔다. 성경에서 우상에 대한 지적이 나오기 훨씬 이전에 역사가 출발하는 시점부터 이미 인류의 어느 한 쪽은 그들의 예배가 하나님으로부터 거절 당하게 된다. 바벨탑 건립 정신이 바로 그 노선을 따라 나온다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바벨탑이라는 건축물이 단지 그 시대의 사람들의 정신에만 국한되는 산물이 아니다.
인간들의 자신의 힘을 모아 인간 자신을 하늘까지 진출시켜 보려는 목적은, 이미 하나님과의 비정상적인 입장에 놓여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다. 자신들의 영광성은 자신들이 챙기지 아니하면 안될 정도로 이미 하늘로부터 단절된 위치에서 살아 간다. 신전이든 평범한 가정집이든, 농촌의 사료 창고이든 간에 이 모든 건축 작업을 오직 하나를 지향하는데 그것은 모두 인간 존재의 의미성이다. 인간이 이 지상에서 살아가고 있고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선한 것으로 인정해 달라는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으로 주어진 응답은 물로서의 심판이었다. 그리고 지금의 모든 산천초목은 물 심파 위에 존재하는 것으로 하나님은 오직 자신의 은혜성만 고수할 뿐이다. 무지개 언약은 바로 이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노아가 여호와를 위하여 단을 쌓고 모든 정결한 짐승 중에서와 모든 정결한 새 중에서 취하여 번제로 단에 드렸더니 여호와께서 그 향기를 흠향하시고 그 중심에 이르시되 내가 다시는 사람으로 인하여 땅을 저주하지 아니하리니 이는 사람의 마음의 계획하는 바가 어려서부터 악함이라 내가 전에 행한 것 같이 모든 생물을 멸하지 아니하리니 땅이 있을 동안에는 심음과 거둠과 추위와 더위와 여름과 겨울과 낮과 밤이 쉬지 아니하리라"(창세기 8:20-22)
이 본문은 두 가지 언약 요소를 드러내는데 하나는, 인간의 근원적인 죄악성이요 다른 하나는 하나님께서는 오직 정결한 존재의 희생을 통해서만 은혜를 지속하신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언약에 의하면 인간들의 그 어떠한 것도 의가 될 수 없고 도리어 의로운 존재를 살해되는 동기로만 작용할 뿐이다. 여기서 인간 행위의 허위성과 거짓성과 신에 대하여 불만을 품고 저주하는 사악한 공격성이 비쳐나온다. 인간들은 자기 행위를 당연히 정당한 것으로 간주하고 모든 실천에 나선다. 무엇이 진리인가에 대해서 인간들이 이미 자체적으로 결정해 놓은 상태이다. 인간의, 인간에 의한, 인간을 위한 행위들이 곧 진리라는 것이다. 그리고 하늘의 신과 천사들도 이 원칙에 순응하라고 요구한다. 인간을 흉보고, 인간을 부정하고, 인간을 심판하는 신은 사악한 신으로 간주하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다. 여기서부터 인간들의 아이디어로 만든 종교와 우상이 번지게 된다. 모두 다 바벨탑 정신의 함양이다. 인간들의 손재주와 혜안을 윤리와 도덕과 노고를 총동원하여 지속적인 문화의 발전에 나서게 되는 이것이 곧 인간들이 만들어 내는 '천국'이다. 여기에는 인간들의 '통일 의지'가 가득 담겨 있다. 바벨탑 건립은 신을 향한 시위였다. 인간들이 자기 이름을 뽐내기 위해 그 어떤 고생과 수모도 감수하는 것이다.
하지만 하나님은 탑 쌓기를 중지시켜 버린다. 탑의 해체는, 탑 건설하기 이 전의 상태로 원상복귀 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이 차에 인류 자체를 해체시켜 버렸다는데 큰 의미를 두어야 한다. 그것은 인간의 탑 쌓기를 통해서 인간들의 기본적인 의도와 본심이 충분하게 드러났기 때문이요 이 드러난 사상을 배경으로 해서 본격적으로 하나님은 약속대로 세계 심판에 나선다. 인류의 하나님의 공격의 대상이 된다. 하나님 앞에서 인간들의 자기 표현은 인정받지 못한다. 이제부터 땅이란, 거룩한 전쟁이 벌어지는 장소가 된다. 하나님의 일관된 약속 반발하는 악의 세력과 계속 싸움을 벌리게 된다. 그리고 그 와중에서 하나님은 원래 원했던 인간을 새 창조하게 된다. 기존의 인간 사회와 확실히 차별되는 인류가 생겨난다. 이름 하에 '약속된 민족'이다.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이르시되 너는 너의 본토 친척 아비 집을 떠나 내가 네게 지시할 땅으로 가라 내가 너로 큰 민족을 이루고 네게 복을 주어 네 이름을 창대케 하리니 너는 복의 근원이 될지라 너를 축복하는 자에게는 내가 복을 내리고 너를 저주하는 자에게는 내가 저주하리니 땅의 모든 족속이 너를 인하여 복을 얻을 것이니라 하신지라"(창세기 1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