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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호 목사

AND :예수 성경 OR :모세||요한 포함 :"나의 왕"

자발적 복종자유게시판-

어릴 때부터 아가씨로 커가는 과정에서 한 번도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는 것 같다(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도의적인 마음에서는 나같은 인간과 결혼하는 누군가의 인생이 망쳐질 것 같고, 그런 범죄를 저지르면 안 된다는 생각이었고 본질적 마음에서는 엄마의 인생이 딱 개고생으로 점철된 모습이어서 아무리 아빠가 좋아해 준들 주변 상황이 그 관계를 유지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을 주의 깊게 지켜본 결과 나는 그런 힘든 삶을 자처해서 살지 않으리라는 자기 사랑이었다.

요즘 만나는 열에 아홉 열 명의 여자아이들은 결혼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간혹 아이돌 닮은 남자가 대쉬하면 결혼하겠다는 철없는 아이들이 있을 뿐. 이미 결혼을 하신 분들도 대부분 한 번쯤은 생각해 본 것들일 것이다. 결혼으로 유도하는 사건에 말려 지금의 삶을 살게 하고 계실 뿐이지. 나의 경우에 결혼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 일 순위는 지금 남편의 입에서 나오는 말과 보내주는 메일과 문자였다. 만나본 적은 없는데 한 달 동안 그 짓거리를 주고받다 보니 이 사람과 결혼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한 달 후에 만나서 그 이후에 생긴 2순위 마음은 내 어떤 모습에도 거부감이 없었다. 나는 안 보여주고 싶은 모습, 괜찮은 모습만 보여주고 싶은데 공공연히 감출 수 없는 사건들이 생겼다. 대면한 지 두 달도 안 되었는데 맹장 수술 때문에 병원에 급히 입원했는데 머리 산발 되어 세수도 못 한 모습 보이기 싫어서 동생에게 절대 연락하지 말라고 했는데 어떻게 알았는지 병문안을 오는 뭐 그런 거. 병원에서 화장하고 싶은 생각 들기는 처음이었다.

서두가 지루하게 길었다. 앞으로도 그러하겠지만. 어제 말씀을 듣고있는 중에 남자와 여자의 개념이 생물학적 용어가 아닌 복음적 역할로 전환 시켜 주실 때 물론 이론으로는 아주 쉽게 잘 받아들였던 내 마음을 들키며 나에게 남편은 무엇이었는지 타락한 이후의 모습을 여실히 반추하는 시간이 되었다. 하나님이 만드신 이 세상의 어느 것 하나 아들의 주 되심의 재료가 아닌 것이 없는데 유독 너무 사람같이 느껴지는 나라는 존재는 자연이나 현상이나 개념들을 참으로 잘 내 것으로 가져온다는 것이다. 나를 위한 것으로.

남편과 결혼할 때 나의 마음가짐은 저 사람이 나를 파멸로 이끄는 개기가 되어도 내가 먼저 저 사람을 불행하게 안 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 나름의 마음가짐이 있었던 것 같다. 어찌 몰라도 그렇게 몰랐을까...자신을. 처음에야 뭐든 다 해줄 수 있을 줄 알았다. 아마 자발적 복종을 몸소 실천하는 의가 충만해 짐도 경험하고 있었을 것이다. 진짜 현실적 삶으로 돌아오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말이 통하지 않고 있음을 깨닫는 순간 마음 안에 고통이 밀려왔다. 표를 내지 않으려니, 대범한 척하려니, 착각을 깨닫기 이전의 모습을 유지하려니 가식과 위선만 늘어났다. 그때는 몰랐는데 그래서 울었나 보다. 나의 가식과 위선을 포장하고 들키지 않으려는 육의 반작용처럼. 보이는 곳에서 울면 상대가 불편해 할까봐 안 보이는 곳에서. 물론 나중에는 그것 조차도 관리 안 됐다. 참 쌩쇼도 그런 쌩쇼가 없다.

하나님께서 여자의 역할 안에 이 세상에 없는 것, 예외적인 것, 전체에 포함되지 않는 어떤 것을 동경하는 마음을 심어주셨다는 이 말씀을 몰랐을 때 그 마음은 고통 그 자체이다. 왜 자꾸 하지도 못할 불가능한 행동을 남편에게 바라게 되는지, 잔소리를 해서 바꿔보려고 시도도 해보고, 딱 세상적 안목으로 안간힘을 쓰니 고통이 더해짐이 얼마나 지당한지. 이제 서로 미칠 지경이었다.

여자가 복종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 상태로 지어졌으나 그 복종의 대상을 찾아다니는 순간 음녀가 된다. 복종의 의미가 나에게 있기 때문에. 그 전체의 힘을 빌어 내가 안전하고 보호받고 싶은 마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세상에 없는 예외적인 것에 복종하고 싶은 마음을 주셨다면 그건 자기의 의도를 벗어나게 될 것이다. 예외적인 것은 결코 이 세상에서 정상이 아니고 힘도 없고 배척당하고 수치스러움이 동반된 예외이기 때문이다. 그런 예외적 존재에게 복종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면 ‘같이 죽자’이거나 ‘내가 원한 것이 아니다’라는 고백 외에는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처녀 마리아의 몸에 성령으로 잉태되신 예수님, 그리고 아내가 아기를 낳은 것이 아니고 처녀가 아기를 낳았다는 것이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님에겐 이 땅에 오시는 낮아지심의 극치를 보여주심이고 처녀가 아이를 낳은 것이 이 세상에서는 얼마나 수치가 될 수 있는 여자로서는 모든 것이 끝난 자리이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지는 희생의 자리, 모든 것이 끝난 죽음의 자리에서만 일하시는 주님이심을 말씀해 주시니 감사하다.

성경 말씀을 이야기하시다가 ‘좀 진작에, 일이 터지기 전에 진작에 알려주시지’라고 말씀하시던 것이 떠오른다. 결혼 초에 진작에 좀 진작에 이 비밀을 알게 해주셨으면 남편 저렇게 맘고생 안 시켰을까라는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해본다. 죄가 들춰짐 없는 자리를 절대 허락하지 않으시는 방식이 주님의 사랑이기에 이런 상상이 참으로 무의미한 것임을 알게 하신다. 여자가 해산함으로 구원을 얻음은 그 해산의 고통을 통해 자신이 그 고통을 받아 마땅한 죄인일 수밖에 없음을 깨닫게 하시듯 성도가 주님 안에서 죄를 발각당하는 사건을 통해 애통하며 십자가만을 바라보게 하심을 감사하는 마음만 주시길 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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