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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호 목사

AND :예수 성경 OR :모세||요한 포함 :"나의 왕"

앉은뱅이 책상을 바꾸면서-이미아자유게시판[신학]

앉은뱅이 책상을 바꾸면서-이미아

이름 : 김명현(IP:14.36.48.104)

발단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모르지만 결과는 책상바꾸기가 되었다.

000집사님께서 책상을 사라고 흔쾌히 비용을 주신다.

의존교회 앉은뱅이 책상을 바꾸는 역사적인 날.....이것을 빌미로 기어코 주님께서는 지난 날의 내 죄악을 들춰내셨다.

내가 만든 하나님, 우상을 섬기기 위해 열내던 젊은 날에, 마치 예배당에 주님이 계신 냥, 치장하는데 미쳐있었다.

무슨 재주가 있어서 화려하게 꾸미는 것이 아니라 티끌 하나도 보이지 않게 정리정돈 하는 것이었다.

혼자 미친듯이 청소하고 정리했다. 오로지 주일성수를 위하여.. 그리고 교인들의 믿음을 위하여...

그 미친 짓은 집사들이 세워지고 난 뒤에는 사라졌지만...

나를 위한 열심, 나를 위한 교인들, 나를 위한 예배당, 나를 위한 정리정돈...

그렇게 그것은 나를 위한 죄였기에 남몰래 흘리는 눈물은 헤아릴 수 없다.

아이들 키우기 바쁜 교인들 대신에, 결혼 전이었던 나는 마땅히 해야 될 일이라고 생각했고, 그것이 사명인 줄 알았다.

그래서 남들에게 비친 내 모습은 아이들 성경도 가르쳐 주고 피아노도 가르쳐 주는 믿음 좋은 선생이요,

일꾼이요, 봉사자였다. 그러나 그것은 빚 좋은 개살구에 불과한 이미지 관리였고, 그것은 내가 나를 왕따시키듯 그렇게 못살게 굴었던 것이었을 뿐이었다.

강북구 삼양동에 큰 교회였다. 그 옆에 신학원 건물이 있었다.

그 신학원에서 쓰던 중고 책상을 나와 재원씨는 가지러 갔다.

63개 중에서 40개를 골라야 했기 때문에 행여라도 부서진 것을 가져갈까봐 폈다 접었다 해서 제일 좋은 것을 골랐다.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고 재원씨가 있어서 든든했다.

용달은 000집사님이 소개시켜 주셨다. 정말 저렴한 가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참 친절하신 분이셨다.

그 분의 차를 타고 오면서 북악 터널을 거쳐 정릉 터널도 지났다.

책상이 아니었다면 이 동네는 올 이유가 없을 동네였을 텐데...

한 시간 남짓 걸리는 차 안에서 어색함을 달래기 위한 수다를 떨고 나니 어느덧 그리운 동네, 신월동에 도달했다.

책상을 내려서 나르고... 긴장이 풀린다. 그제서야 책상에 앉아본다. 황당하게도 상태는 그럭저럭 좋았지만 생각보다 작았다.

인터넷에 올려진 사진은 그럴싸하게 보였는데....

그때부터 걱정이 시작된다.

아...어떡하나...000집사님께서 실망하실지도 모른다.

나는 제대로 임무를 완수하지 못한 자책감에 빠질 것만 같다.

에라, 모르겠다. 엎질러진 물이다.

000집사님께서 장판을 알아보라 하신다. 장판까지 깔아놓으실 생각이시다.

알아봤다. 인터넷도 알아보고 인테리어집도 알아봤다.

장판이 넘 비싸다.

신월동은 언제 재개발이 들어갈지 모르는 형편이어서 그냥 그냥 모든 걸 포기하고 살아야 하는 동네다.

책상은 바꿔도 정당한 이유가 된다. 양반다리 하거나 무릎꿇거나 하고서 앉아있기에는 너무 허리가 아프고 다리가 아프고 관절에는 안좋다고 하고 이근호 목사님 강의에 참석하시는 분들은 불편해하신다. 의존교회 교인들이야 그렇게 길들여져왔기에 못느낄지도 모르지만. 근데, 장판까지 하기에는 선뜻 나설 수가 없었다.

언제 이사할지도 모르지만, 아니 언제 재개발해서 나가야 하기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언제 할지 모른다는 그 막연함 때문만은 아닌 것 같은데..000집사님께 미안함이 아닐런지..

앉은뱅이 책상을 박아놓았던 구멍들과 군데군데 있는 찢어진 자국들이 있기는 해도 아직은 쓸만한 장판이다.

구멍은 메꾸기로 하고 시트지를 붙이기로 했다.

000집사님께는 주일에 만나면 이야기를 해드리기로 하고 맘 먹고 일을 저지른다.

재원씨가 잠시 약속이 있어 나간 사이에 혼자 고른 시트지의 색깔이 문제였다.

미쳤어! 어쩜 그렇게 그런 색깔을 골랐을까??? 장판색하고 맞지 않게 너무 튄다.

이것도 이미 엎지러진 물이 되고 말았다. 접착 부분을 벗겨서 바닥에 붙인 후에야 깨달았다.

너무 어울리지 않다는 것을....완전 난장판이다. 덕지덕지 기운 누더기가 따로 없었다.

7만원어치 시트지 값이 아까운 것이 아니라 난장판을 만들어놓은 것이 심히 괴롭다.

예배당인지 교회당인지 아무 상관없이 그냥 건물일 뿐인데 나는 또 종교를 집어넣어 지난날의 정리정돈을 하듯이 미쳐있었다.

나를 위한 우상, 나를 위한 하나님을 늘 만들어 내고 있다.

단지 의미를 안다는 것, 그것만 달라졌다면 주님의 용서였고, 은혜였고, 사랑이었다.

예수님만 하나님의 아들이시요, 예수님만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를 수 있다는 것, 아버지이신 하나님은 아들이신 예수님만 인정하신다는 것, 그러기에 내가 부르고 믿는 하나님은 가짜요, 내가 만든 우상이라는 것일 뿐이라는 것을...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너는 죄인이다는 것이다.

너는 마귀에 사로잡혀 있었다는 것이다.

마무리가 잘되었어도 죄인이고 잘 안 되었어도 죄인이라는 것을....

정리정돈이 된다. 들떴던 마음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면서 나를 위한 정리정돈에 미쳐있었던 그 정리정돈이 아니라,

역시 죄인이라는 것으로 정리정돈이 된다.

나만, 그 나에게서 벗어날 수 없는 신된 자로 만들어버린 악마의 종으로 살아야만 했는데...

예수님이 내 대신 죽으셨다는 것으로 다시 정리정돈이 된다.

평생, 분명히 나를 위한 정리정돈에 또 나서게 하실 것이다.

주님의 용서하심의 맛을 잃지 않게 하시기 위해서...그 안에서 발견되게 하실 것이다.

주님의 몸이니까. 내 것이 아닌 주님 것이니까.

다윗이 사울로부터 도망치면서 두려움으로 인하여 가드 왕 아기스앞에서 침을 흘려가며 미친 체 한 것처럼

그렇게 미친 짓도 시키시고 미친 마음도 품게 하신다. 내가 하는 모든 것은 미친 짓이었고 미친 짓이다.

생각하고 말하고 하는 모든 게 미친 마음이다.

P.S. 재원씨가 정말 고생이 많았고 일을 그렇게 잘하는 줄 이제 알게 되었다.

잔소리를 얼마나 해댔는지...미안한 맘뿐이고.. 그래서 예수님의 피가 아니면 살 가치도 없는 죄인이라는 것을 인정해주기를..

그리고 000집사님께 감사함을 전하며...

이근호(IP:119.♡.83.69)

15-04-16 15:14

이제는 걸상 핑계는 못하게 되겠네요. 그동안 앉아서 들으신다고 고생하셨습니다.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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