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답사기 다시 올립니다.(도움될까봐)
[일반] 답사기 다시 올립니다.(도움될까봐)
이름 : 이근호(IP:)
문경 동로면 답사기
2004년 6월 15일
흔들리는 날씨,
아침부터 후룩후룩 내리는 비는,
쓸데없이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집에 처박게 만들었고,
고속도로는 큰 길을 열어주었다.
동대구역에서 일행을 만나(김달원 목사님, 이상봉 목사님)
북대구 톨케이트까지 13분이 소요되었다.
서울쪽으로 내닫는 경부고속도로는 공사하는 구간도 없고,
출근을 채근하는 뒤따라붙이는 승용차도 없다.
한가함.
넓게 홑이불 깔아놓은 듯한 4차선 위에서 장난치고 싶다.
30분을 힘차게 달리자 구미 시내가 양편에서 치어리더들처럼 반긴다.
5분을 더 가자 아포 분기점이 다가온다.
여기서 중요하다.
오른쪽 중부내륙으로 제 때에 빠지지 못하면.
도로공사를 원망하면서 충청도에서 되돌아와야 한다.
선산, 상주, 함창, 문경 쪽으로 새로 난 고속도로를 밟는 중이다.
약 10분 갔을까?
심심하던 차에 휴게소가 나왔다.
선산 휴게소...
이 목사님께서는 부산에서 너무 일찍 나오셔서 밥도 못드셨다.
그러나 같이 오줌 누고 난 뒤,
손에 들고 나온 것은, 달랑 뽀빠이 하나!
70년 대 초반 캠퍼스에서 대유행했던 가난한 대학생들의 간식.
우리 셋은 아직도 그 형편을 못 벗어난 것인가,
아니면, 안 벗어나기 위해 무진 애쓴 노력의 결과인가?
"맛이 죽이지 그지요?"
그러나 두 분은 아무런 대꾸없이 빗물을 뒤로 흩어내는 부러쉬의 반복성만 주목하고 계셨다.
20분 더 지나
고속도로의 꼬리부분으로 튀어나오니 북상주이다. 곧장 함창→문경 쪽으로 방향을 잡아 나갔다.
5분 뒤
빈 뽀빠이 봉지를 거꾸로 쳐들고 툴툴 털고 있으니
문경 시내로 진입하는 입구에서 4거리의 신호등의 붉은색이 우리를 가로막았다.
운전하시는 김 목사님께서 잠시 갈등하신다.
시내로 들어갈까? 아니면 여기서 우회 도로를 타기 위해 오른쯕으로 빠지는가?
우회도로로 하면 문경(점촌)시내를 왼쪽으로 끼고 달리는 양상이 된다.
그런데 김 목사님은 무슨 마음을 먹었든지 곧장 내닫아 시내로 들어선다.
다리 건너자 본격적으로 점촌 시내다. 5거리 곧장 나타나면서 약간 오른쪽인 안동 가는 표시판을 보았다.
김 목사님이 후회를 하신다.
"우회도로로 갈걸"
우리 둘은 속으로,
"차 태워줘, 손수 운전 해줘. 남한을 다 돌아도 그저 감사하지유"
글쎄 이 목사님은 무슨 마음인 줄 난 들 알겠냐.
신호 걸리고, 정체하고 해서 17분 만에 문경소방서 거쳐 시내를 빠져나왔다.
그러자 우회도로만 만났다.
여기서 중요하다.
문경 시내에 나오자마자,
단 2분만 달려서 곧장 왼쪽 신호받기 위한 차선에 들어서야 한다.
왜냐하면 단양, 산북가는 좁은 2차선 옛 도로로 접어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비가 아침보다 더 붓는다.
이제는 차도 없고 사람도 안보이는 산골 아스팔트 도로이다.
마치 오랫동안 잊혀진 과거로 되돌아온 기분이다.
시간의 차단막이 쳐져 있는 마을에서
운전사 김 목사님은
손님을 제대로 안내해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에 길을 물어가기로 한다.
그런데 비가 쏟아지는 적적한 길을 무슨 급한 볼 일을 보겠다고 집을 나설 사람이 있겠는가.
가도 가도 아무도 안보인다.
그런데 면발같이 흘려내리는 빗줄기 사이로 사람이 보인다.
멀리서 봐도 천사 같다.
마음씨도 천사같아야 될텐데.
"길 좀 물어보겠습니다. 동로면 갈려면 이 길이 맞습니까?"
젊은 새댁은 친절에 주저하지 않는다.
"가다가 보면, 산북이 나오고 조금 지나서 보면, '삼거리 손짜장'이 나오는데 거기서 꼭 제천 단양 쪽으로 가셔야 합니다. 그러면 좀 가다보면 동로면이 나옵니다."
산길 2차선 도로에 들어선지 10분 만에 산북 마을을 지나 단양쪽으로 가고 있었다.
그런데 오른쯕으로 예상치도 않는 절경이 나타났다.
경천호의 거대한 담수물이 펼쳐지면서 차와 같이 내달리게 되었다.
주변의 수목들은 흐뭇해하면서 온 몸으로 빗물을 받아 경천호에다 쓸어넣고 있었다.
산북에서 25분만에 드디어 동로면에 도착했다.
자 이제 '별미촌'이라는 식당을 찾아야 한다.
김목사님은 생달가는 쪽이라고 알고 있었다.
동로면 깊숙이 들어가는 길이 딱 양 쪽으로 갈라진다.
완쪽으로 문경세제/제천 하는 쪽인데
그리고 가면 안된다고 도중에 어쭈어 본 연세 들은 천사 분께서 일러주셨다.
오른쪽으로 가야 '생달'이라고 한다.
'생달', 말만 들어도 생기발랄해지는 것같다.
동로면에서 생달 쪽으로 5분 거리에 식당이 있었다.
그런데 길 가에 있는 것이 아니고, 간판도 '별미촌'이 아니었다.
'반석골 휴게소'이다.
밑에는 오리고기에 관한 메뉴들이 작게 적혀있었다.
평시에는 영업을 하지 않기에 입구로 올라가는 짧은 오르막에는 낮은 철제 칸막이를 일행을 막아놓았다.
우산을 펴들고 3분 동안 시멘트 포장길을 올라갔다.
수련장 숙소가 보이고
맞은 편에 버티고 있는 높은 돌산의 멧부리가 자빠질 듯 우리를 쏘아보고 있었다.
관리하시는 할머니까서 폭우 속에서도 밭일 하시다가 반갑게 우리를 맞이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