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일그러진 목사님의 얼굴
[일반] 일그러진 목사님의 얼굴
이름 : 조규현(IP:)
내가 잘 알고 있는 목사님이 있습니다. 그 목사님이 섬기는 교회 형편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조그마한 도시 변두리에 예배당 건물은 보통 큰 교회의 화장실 보다 더 작은데다가 빗물까지 세는 스레트 지붕에, 사택하나 변변치 못했습니다. 교인 수라야 겨우 20명 정도에 제 집 가진 가정이 겨우 두 서너 명 될까 말까 하는 아주 가난한 분들이었습니다. 형편이 이렇고 보면 사례금으로 생활하기란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 목사님은 천사와 같았습니다. 왜냐하면 그 어려운 교회 형편에 있으면서도 한 마디 교회 헌금을 언급하거나 어려움을 말하는 일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오직 말씀을 전할 수 있는 몇명의 교인들이 있다는 것만으로 감사하고 만족했습니다. 그리고 사택에 쪼그려 책을 읽다가 교인들이 찾아 오면 활짝 웃으며 반갑게 맞이하던 그 얼굴이 바로 천사와 같았습니다.
그런데 그 목사님의 얼굴이 일그러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만 욕심이 생겼기 때문이지요. 그 목사님 자신은 사리사욕을 위한 것이 아니라 교인을 위하고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결코 욕심이 아니라고 합니다. 그러나 저는 분명 그 분의 욕심이라고 단정하였습니다. 그 욕심이란 교회 짓는 일입니다.
이제 교인 수가 백명이나 되고 장로, 장립 집사, 권사 등 하여 조직교회가 되었으니 소위 '목회 성공'이라는 목사의 욕심이 생긴 것입니다.
저는 교회 짓는 것 자체를 반대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교회 건물은 성전이 아니라, 편의 시설이기 때문에 그 교회의 경제적 여건과 형편에 따라 지어야지 '하면 된다'식의 무리한 방법은 신앙도 아니며 하나님께 영광 드리는 일도 아니라고 단언합니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헌금을 강요하는 것은 목사들의 사기행각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순진한 교인들이 여기에 속지 마시길 바람니다.
진정한 성전은 성도들 자신들입니다(고전3:16, 6:19). 인간의 구조물 자체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저는 '우리교회'를 무척 좋아합니다. 주일 날 하루의 과정을 지켜 보면서 말입니다.
낮 예배 시간 보다 미리 와서 화장실을 비롯 교회 내외를 깨끗하게 청소하는 분이 있고, 부엌에서 점심 준비하시는 여 성도님들의 웃음 소리가 있고, 점심 식사 후 설거지 하는 분들은 또 따로 있습니다. 커피 끓여 내는 분도 있습니다. 오후 예배 후 청소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목사님이나 장로가 미리 조를 짜서 할 일을 할당한 것이 아닙니다. 그들 자신이 좋아서 알아서 하는 것 뿐입니다. 하고 싶어서 하기 때문입니다. 형편에 따라 못하는 분도 많습니다. 불평이 없습니다. 의무감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기뻐서 하는 것입니다.
지금은 이래도 앞으로 서로 불평하는 날이 올지 모릅니다. 그 때 가서 불평도 싫건 또 해봅시다. 그러나, 목사님의 얼굴이 일그러지는 일만 없으면 그 불평은 곧 살아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