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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호 목사

AND :예수 성경 OR :모세||요한 포함 :"나의 왕"

[일반] 조규현 장로님께우리교회[일반]

[일반] 조규현 장로님께

이름 : 안영미(IP:58.148.87.5)

장로님.

장로님의 도서후원회에 관련한 글을 접하니까 우리교회 교인들을 바라보며 그동안 장로님의 마음이 얼마나 답답했을지 적잖이 짐작됩니다. 그리고 그 답답함에 복음마저 잠시 접고 도서후원회를 폐지시키겠다는 글을 올려 주신 점 또한 감사드립니다.

투병 중인 권사님을 수발하시면서도 복음을 듣지 못한 갈급함이 얼마나 괴로운지를 겪어 보신 적이 있어서 하나님의 지시에 순종하여 우리교회의 하나하나를 마련해 가시는데 수고를 아끼지 않으셨던 장로님께 몇 가지 저의 단상이 위로가 될까 적어 봅니다.

우선 장로님의 지적대로 우리교회 교인들은 다른 교회와 교인들이 복음을 모른다고 조롱할 것이 아니라 ‘십자가와 복음을 빙자하여 자유를 육신의 소욕으로 삼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아마 장로님께서 이렇게 지적해 주시지 않았을 때도 우리교회 교인들은 그런 자신들의 모습을, 그리고 우리교회 교인들의 그런 모습을 진작부터 알고 있었으리라 확신합니다. 하지만 침묵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다른 이의 그런 모습이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었기 때문에, 그리고 장로님처럼 수고를 한 적도, 수고를 할 자신도 없기 때문에 입 밖에 내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렇게 확신할 수 있는 것은 그런 모습의 선봉주자로 저를 꼽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수술을 하고 어느 교회 권사님과 함께 병실에 있은 적이 있습니다. 그 권사님은 목숨을 건 수술을 막 마치고 또 다른 수술도 남겨 두신 상태이고, 연로해서 지팡이를 짚고도 절룩거리면서 다니셔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 권사님께 그 교회 장로님으로부터 교회에서 교인들에게 한턱 내는 점심을 대접하려는데, 지금 봉사자들은 잘 못한다고 잠시 나와서 관리를 좀 해 달라는 부탁전화가 왔었습니다. 그 때 그전까지 매사를 하나님의 은혜라고 부르짖던 그 권사님은 허탈해 했습니다. 병실에서 이단으로 몰려 있던 저는 기회는 이 때다 싶어서 그 장로님을 비난했고 그 권사님은 저로 많은 위로를 받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그 장로의 모습이 곧 저의 모습임을 부인하지 못합니다.

제 친구 하나가 군에 간 아들과 유학간 딸이 함께 돌아오자 그동안 아이들이 없어서 편안했다가 귀찮아지자 돌아가신 자신의 엄마에게 잘못한 것이 생각난다는 넋두리를 했습니다. 친구는 결혼 후 매년 남편의 휴가 때가 되면 남편과 아이들과 함께 친정에서 일주일을 보냈는데 불편한 시골생활에 연로하고 지병이 있었던 자신의 엄마가 자신들을 뒤치다꺼리하면서 얼마나 힘들었을지 이제야 알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인간은 자신이 겪지 않고는 심지어 육친의 사정도 고려할 줄 모르는데 장로님의 수고를 헤아려 보기를 기대하기는 불가능하지 않나 싶습니다.

제가 제 아이에게 자신 있게 해 주는 말이 있습니다. 복음의 갈급함을 겪지 않고 복음을 접한 복이 너희가 하나님께 받은 은혜 중에 가장 큰 것이라는 말입니다. 하지만 복음의 갈급함을 겪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콧등으로 듣는 듯합니다. 아마 장로님이 겪어야 했던 복음의 갈급함을 겪은 적이 없는 우리교회 젊은 교인들은 무에서 지금의 우리교회가 이루어진 모든 것을 하나님의 은혜로 이루어진 것이라는 복음을 내세워 장로님의 수고를 인정하고자 하지 않을 것입니다. 장로님은 하나님께 사로잡혀 그랬다 할지라도 그것을 공짜로 누리는 우리는 그렇게 쉽게 말하고 넘겨서는 안되는데도 그렇게 넘겨 버리곤 하지요.

심지어 아무것도 안하는 자에게는 질책하지도 않고 자신의 나태를 탓하지 않을 동지로 보고, 열심히 일하는 자에게는 어쩌다 책잡을 것이 생기면 신나게 비난하고 수많은 수고를 묵사발 내는데 혈안을 내는 것이 우리 인간의 모습이기 때문에 장로님으로부터 도서후원회를 폐지하겠다는 단언을 듣게 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런 장로님의 글을 접하고서야, 장로님의 노고 뿐 아니라 교회 살림을 꾸려가시는 권사님들과 강장로님, 최장로님, 이장로님의 노고, 이런 저런 이유로 교회에 못갈 때도 편안하게 말씀을 접하게 홈페이지를 관리해주시는 최일규집사님과 반기술자가 다 된 김대식선생님의 노고, 주일학교 선생님들, 식사당번을 하시는 분들, 그리고 주일날 교회청소를 하는 여러분들의 노고,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해 주신 분들의 노고를 다시 돌아보게 되고, 또 가끔씩 서로 잘남을 내세우느라 충돌해서 우리가 십자가의 피가 없으면 절대 구원받을 수 없는 하나님이 포기한 인간들임을 알게 해 주는 우리교회 교인들의 노고까지, 그 어느 것 하나도 하나님의 은혜가 아닌 것이 없음을 깨닫게 되고 새삼 감사해 집니다.

특히 이목사님을 도구로 세워 우리에게 늘 복음을 주셔 목마르지도 갈급하지도 않게 적셔 주시는 하나님의 큰 사랑을 잊었던 매일을 돌아보고, 우리에게 우리교회에서 복음을 접할 수 있게 해 주시는 하나님의 큰 은혜를 확인하고 감사하게 됩니다.

장로님.

지금 저에게는 이렇게 몇 줄의 글을 쓰는 것이 건강을 담보로 한 엄청난 사투이어서 수없이 쉬어가면서 머리를 짜내어 글을 올리지만, 장로님을 사로잡아 우리교회를 이끌게 하신 예수님의 사랑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줄 알기에 힘을 내어 글을 올립니다.

그러면서 아직 이렇게 글을 올릴 수 있게 해 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새삼 감사드리게 됩니다.

장로님의 글로, 우리교회 교인들이 하나님의 사랑을 다시 깨달었음을 확신하면서 이만 글을 줄입니다.

2009년 6월 16일 안영미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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